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밤의 기록

1화 · 골든스테이트 킬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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접시가 두 장, 세 장 쌓인다. — "접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면, 둘 다 죽인다."
어두운 침실 천장을 훑는 손전등 불빛. — 1970년대 캘리포니아, 새벽 세 시.
침대 위, 등에 접시가 한 장 놓인다. 얼굴은 프레임 밖. / 새벽, 열린 창문 밖으로 멀어지는 발소리. — 그는 부부를 묶고, 남편의 등에 접시를 쌓아 올렸다.
아침 햇빛. 제복을 입은 남자가 순찰차에 오른다. (재현 · 얼굴은 모자챙 그림자) — 그 집을 빠져나간 남자는, 경찰이었다. 다음 날 아침에도 그는 순찰차를 몰고 그 동네를 돌았다.
[카드] 열세 명 사망 · 쉰 명 이상 성폭행 · 사십 년.
밤의 주택가 롱숏. — 그가 다녀간 집은 한 곳이 아니었다.
미리 열려 있는 창문. / 끊긴 전화선. — 창문은 늘 미리 열려 있었다. 전화선은 이미 끊겨 있었다. 며칠 전부터 봐 두었다는 뜻이다.
한밤중 거실. 전화기가 울린다. — 몇 달 뒤, 한밤중에 그 집 전화가 울렸다.
수화기를 드는 여자의 손과 옆얼굴. (재현) — 잊지 않았다고, 다시 오겠다고 말하는 목소리였다.
[실제 자료] 당시 경찰 몽타주. — 사십 년 동안 경찰이 가진 건, 이 그림 한 장이었다.
책상에 놓이는 배지와 총집. / 반납된 배지 위로 닫히는 서랍. — 1979년, 그는 물건을 훔치다 붙잡혀 경찰에서 해고된다. 배지를 잃은 그해, 그는 그 동네에서도 사라진다.
관할 경계가 그어진 지도. / 캘리포니아 지도 위 두 개의 점. — 대신 서울에서 부산만큼 떨어진 남쪽에서, 부부들이 살해되기 시작한다. 같은 사람이라는 걸, 아무도 몰랐다.
순찰차 무전기와 운전석의 손. — 그는 순찰이 언제 어디를 도는지, 수사가 무엇을 찾는지 알았다.
창고에 쌓이는 사건 상자들. — 당연했다. 그게 그의 일이었으니까. 1986년을 끝으로 범행은 멈춘다. 수사는 그대로 창고에 들어갔다.
책상 위 원고와 자료 더미. (작가) — 그 사이 한 작가가 흩어진 사건들을 하나로 묶어 이름을 붙였다.
[카드] 골든스테이트 킬러.
1994년, 서류 상자를 처음 여는 손. / 냉동 보관된 증거 시험관. — 수사관 폴 홀스는 1994년에 이 서류를 처음 꺼내 봤다. 그 뒤로 이십사 년. 사십 년 된 디엔에이는 있었지만, 범죄자 데이터베이스에는 그가 없었다.
평범한 사람이 침을 튜브에 담는다. — 그래서 반대로 가기로 한다. 범인을 찾는 대신, 범인의 친척을 찾기로 한 것이다.
우편함에 들어가는 검사 키트 상자. — 미국에는 유전자로 조상을 찾아 주는 사이트가 있다. 침을 담아 보내면 같은 유전자를 나눠 가진 사람들을 이어 준다.
[카드] 그때 거기 올라와 있던 사람은 백만 명이 안 됐다 / 한국에는 이런 사이트가 없다. 있었다면—
모니터에 뜬 매치 목록. — 수사팀이 범인의 디엔에이를 거기 올리자, 열 명 남짓이 걸렸다.
벽 한 면을 덮은 가계도 종이. — 범인과 고조부의 고조부가 같은,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었다. 족보학자 바버라 레이벤터가 거기서부터 거꾸로 올라갔다.
막힌 새벽 — 마이크로필름 리더의 빈 화면. — 한 집안은 1900년 이전에서 끊겼다. 부고도, 혼인 기록도 없었다.
[카드] 가계도 스물다섯 개 · 그중 하나에 천 명.
이름 위에 그어지는 가로줄. — 나이가 안 맞으면 지우고, 그 도시에 살지 않았으면 지웠다.
지워진 이름들 사이, 남은 한 칸. — 몇 달 뒤, 한 사람이 남았다. 일흔두 살. 사건 지역 거주. 전직 경찰.
[실제 자료] 경찰 몽타주 — 40년 전 그 얼굴.
차 안에서 집을 지켜보는 수사관. (마지막 근무일) / 차 문손잡이를 닦는 면봉. — 2018년 3월, 폴 홀스는 수사관으로 일하는 마지막 날 그 집 앞으로 차를 몰고 갔다. 그리고 은퇴했다. 남은 수사관들이 그가 세워 둔 차의 문손잡이를 닦았고,
쓰레기통에서 꺼내는 휴지 한 장. — 며칠 뒤에는 그가 버린 쓰레기통에서 휴지 한 장을 가져왔다. 두 번 다, 일치했다.
[실제 자료] 수색영장·진술서 원문.
평범한 집 마당. 2018년 4월 24일. — 2018년 4월 24일. 조지프 제임스 디앤젤로는 자기 집 마당에서 체포된다. 이웃들은 그를 손자를 돌보는 조용한 할아버지로 알고 있었다.
[실제 자료] 몽타주와 체포 사진을 나란히 — 같은 사람.
법정의 빈 증언대와 마이크. — 이 년 뒤, 그는 열세 건의 살인을 인정하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열한 번 연달아 선고받는다.
증언대 앞에 선 사람들의 뒷모습.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. — 공소시효가 지난 성폭행 사건들은 처벌할 수 없었지만, 법정에서 하나하나 낭독됐다. 사십 년 동안 문을 두 번 잠그고 살았다고. 이제야 한 번만 잠글 수 있겠다고.
꺼지는 모니터. / 아침 주택가. — 그를 잡은 건 경찰이 아니었다. 취미로 침을 보낸, 얼굴도 모르는 먼 친척이었다.
한국 아파트 주방 식탁 위의 검사 튜브. (엔딩) — 유전자는 나 혼자의 것이 아니다. 사촌은 나와 팔분의 일쯤을 나눠 갖고 있다. 그가 그걸 올리면, 내가 그 안에 없어도 나를 찾아낼 수 있다. 한국에는 아직 그런 사이트가 없다. 아직은.

1화 · 골든스테이트 킬러 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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